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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랩] 수원성에는 반쪽 지붕이 있는거 아세요

오월의장미 장미 2008. 8. 30. 17:30

 근대적인 성의 형태를 고스란히 간직하고 있는 수원의 화성(수원성)은 1997년 유네스코 문화유산에 등록되어 전세계적으로도 그 가치를 인정받고 있다. 동서남북의 팔달문, 화서문, 장안문, 창룡문을 비롯한 노대, 포루, 치, 적대... 외부의 침입에 효과적으로 방어하기 위한 구조와 기능은 화성을 답사할때마다 과학적 구조에 감탄하게 되는 점이기도 하다. 초기 화성의 성곽에는 48개의 구조물이 있었나 보다. 지금은 41개가 그 모습을 간직하고 있고 7개 시설은 아직 미복원되어 있는 상태이다.

 

철저하게 방어적이면서도 공격하는 적을 효과적으로 대응하기 위한 구조물들은 선조들의 지혜를 엿볼수 있는 부분이기도 하다. 성안에는 화성행궁이 있으며 화홍문을 지나 수원천이 흐른다. 단지 성곽의 형태만 구성하고 있는것이 아니라 삶을 위한 터전으로 조성된 곳임을 알수 있는 부분이기도 하다.

 

그 많은 수원화성의 건물들 중에는 성곽형태 연구에 중요한 건물들을 많이 볼수 있는데 우리나라에서는 유일하게 찾아볼수 있는 동북공심돈이나 풍류의 멋을 느끼게 되는 방화수류정도 그중 하나이다. 그리고 신기하게도 화성에는 지붕이 반만 있는 건물도 있다는 것을 혹시 알고 있는가. 다른 건물들은 정상적으로 팔작지붕이나 우진각지붕의 형태를 구성하고 있다. 하지만 5개의 포루중에는 성곽 바깥으로 돌출된 부분만 지붕이 되어 있어 특이한 모습을 간직하고 있다.

 화성의 북서포루는 지붕이 잘려나간듯 반쪽만 남아있다. 처음 대면하였을때 화재로 인해 소실되었나 싶었다. 그렇다면 나머지 반쪽은 어디에 있을까. 치밀하게 과학적이고 거울을 댄듯 그 절반의 모습이 다른 한편에 조성된 형태로 본다면 어딘가엔 잃어버린 반쪽이 있을것 같다. 이 특이한 구조물은 사실 처음 설계될때 우진각 지붕과 맞배지붕을 함께 사용한 지붕형태로 멀리서 보면 절단된 것 같은 형태이다. 나머지 잘려나간 지붕의 반은 어디에 있는지 천천히 찾아보도록 하자.^^

 

 화성의 웅장함은 장안문에서도 볼 수 있다. 남대문이나 동대문과는 또다른 형태의 성문이 바로 화성의 특징이기도 하다. 침입하는 적들이 1차 성문을 들어서더라도 옹성에 막히게 되어 있어 방어하기에 무척 유리하게 건축되어있다.

 

 성벽을 따라 화성을 모두 돌아보기엔 한시간정도 걸린다고 말들하지만 좀더 자세히 느끼고 공부하기엔 세시간은 족히 걸리는 것이 수원화성이다.

 

 장안문에서 멀지 않은 곳에서 북서포루의 반쪽 지붕을 찾을 수 있었다. 바로 북동포루로 이곳도 지붕이 절반만 만들어진 듯한 형태이다. 성 바깥으로 돌출된 부분은 우진각지붕으로 되어 있고 성 안쪽으로는 맞배지붕구조이다. 그렇다 보니 꼭 지붕을 절반만 만든것 같기만 하다.

아마도 성곽의 구조를 충분히 이용하다보니 만들어진 형태가 아닐까 싶다. 혹시 기와가 부족하여 절만씩 나누어 지은것일까(설마...)^^ 화성의 반쪽지붕형태는 과학적이면서도 건축물의 새로운 멋을 엿볼수 있는 부분이다.

 

 팔달문을 통해 오르면 만나는 서남암문은 적이 모르는 은밀한 통로이기도 하다. 암문이란곳이 여럿있는데 이곳들은 모두 비밀통로같은 곳이다.

 

 화성의 화서문은 그 형태가 처음 만들때의 모습 그대로 간직되고 있어 보물로 지정되어 있다. 성곽을 보다보면 게임에 등장하는 중세시대의 건물들 같기만 하다.

 

 장안문은 팔달문과 이어지는 문으로 그 형태도 동일하다. 창룡문과 화서문이 한쪽이 개방되어 있는 반면 이 두문은 정면에 문을 두고 중앙 공간을 비워둔 형태이다.

 

 화성은 성곽의 길이도 매우 길다. 낙안읍성이나 해미읍성처럼 느껴지기도 하지만 특이하게도 이곳에는 과거와 현재가 공존하여 오늘을 이어가고 있다. 성 안에는 학교도 있고 큰 도로도 있어 버스도 다닌다. 문화유산이라고 하여 전통만을 강요하지는 않나보다.

 

 방화수류정의 백미로 알려지는 +자형 무늬가 새겨진 담이다. 벽돌하나하나로 새로운 형태의 문양을 만들어 내 멋스러움을 더하고 있다. 동장대에는 기와로 연꽃무늬를 낸 담장도 있다.

 

 방화수류정은 동북각루라고도 부른다. 화성의 시설물중에 가장 운치있고 멋스러우며 풍류를 즐기던 곳이기도 하다.

화성은 많은 부분이 시민들에게 공개되어 있다. 모두가 그곳에서 쉬어가고 한잠 자기도 하면서 결코 나와 동떨어진 공간이란 생각이 들지 않게 하였다. 어쩌면 그로인해 더욱 그 형태가 보존되고 있는지 모른다.

 

 동북포루에 해가 걸리는 때가 되면 어김없이 웅장한 실루엣을 만들어 낸다. 화성의 밤은 그렇게 오고 있었다.

 

 화성의 4대 관문중 하나인 창룡문은 역사 드라마에 많이 등장한 성문들과 비슷하다. 하지만 성안쪽에서 볼때의 모습과 성밖의 모습이 다른것이 특징이니 이것은 모든 4대문이 동일하다.

 

 방화수류정 바로 인근에는 북암문이 설치되어 있다. 암문이라서 그런지 자그마한 성문으로 외부와 소통하도록 되어 있다. 하지만 그 형태가 특이하고 벽돌로 쌓아 무척 아름답다. 고전미가 넘친다고 해야 할까.

 

 화성의 대표적인 건물중에 하나인 봉북공심돈은 둥근형태로 되어 있다. 이것은 중국 요동지방에서 볼수 있는 것이라고 한다. 우리나라에서는 쉽게 찾아볼수 없는 형태이기도 하다. 바깥의 정세를 살피기 위한 망루로 사용된 곳이 바로 공심돈이다.

 

 화성은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문화유산이면서도 세계인들이 함께 보존해가는 유산이다. 하지만 워낙 낙서를 좋아하는 기질이 있어선지 화성의 잘 보이지 않는 곳에는 어김없이 낙서가 가득하다. 지워지지 않을 낙서는 화성이 세계문화유산이란 자랑스러움과 함께 관리에 허술한 부끄러움을 모두 간직하게 한다. 우리는 왜그렇게 낙서를 좋아하는것일까...

 

수원화성은 하루만에 모두 답사하기에는 너무 넓은 곳이다. 건물이야 그냥 둘러볼수 있는 것이겠지만 정조대왕과 정약용의 과학적인 만남을 이해하고 그 안의 생활을 잠시라도 느껴보기에는 한번의 발걸음으로는 부족하지 않을까. 초행길이었던 화성을 한차례 둘러보니 가까운 시일에 다시금 방문하게 될것같은 끌림이 있다.

 

출처 : 다음 세상으로 들어가자
글쓴이 : joshua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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