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식코너/한국의 시와 시조

시인의 산수도

오월의장미 장미 2008. 2. 24. 14:36

 

 

 

 

 

 

 

산은 있건마는 물은 간데 없다
주야로 흐르니 남은 물이 있을소냐
아마도 천년유수는 나도몰라 하노라

- 낭원군(朗原君) -

 

옥류당 좋단 말 듣고 금곡촌에 들어 가니
천보산하의 옥류수 뿐이로다
두어라 요산요수를 알이 없어 하노라

- 낭 원 군 -

玉流堂, 金谷村, 天寶山下, 玉流水,
樂山樂水 : 산을 좋아하고 물을 좋아 함

 

태산에 올라 앉아 사해를 굽어 보니
천지 사방이 훤츨도 한저이고
장부의 호연지기를 오늘에야 알괘라

- 김유기(金裕器) -

四海,
훤츨 : 넓고 환한 모양
浩然之氣 : 마음이 넓고 뜻이 아주 큰 모양

 

말없는 청산이요 태 없는 유수로다
왕교 적송 외에 날 알이 없건마는
어디서 망령에 것은 오라 말라 하나니

態, 王喬, 赤松

 

말없는 청산이요 태없는 유수로다
값없는 청풍이요 님자없는 명월이라
이 중에 병없는 이몸이 분별없이 늙으리라

- 성혼(成渾) -

 

태산에 올라 앉아 천하를 두루 보니
세로다기하여 어이 저리 머흔게고
완적이 이러함으로 궁도곡을 하닷다

世路多岐 : 살아가는 길의 복잡함
(列子의 亡羊故事에 나오는 말)
머흔게고 : 험한고
阮籍 : 죽림칠현의 한 사람으로 老莊을 좋아하고 술을 좋아 했으며 獻琴에 능했다 함
窮途哭 : 완적이 산수를 종일토록 구경하다가 길을 잃코 찾을 수 없어 통곡했다는 말

- 완 적 -

삼국시대 魏나라의 尉씨에게서 태어난 사람이다.

字를 嗣宗이라 하는데 재주가 표일하고 형식에 구속되지 않았다. 그리고 술을 좋아해서 매우 방탕했다.

때로는 수개월 동안 문을 닫고 들어 앉아 글을 쓰느라고 밖에 나오지 않은 적도 있었고

때로는 산으로 강으로 돌아 다니느라고 집에 돌아 올줄을 모르기도 했다.

그렇게 목적없이 걸어 다니다가 길이 막히면 통곡하고 돌아 가기가 일쑤였다고 한다.

 

청산은 어찌하여 만고에 푸르르며
유수는 어찌하여 주야에 그치지 않는고
우리도 그치지 말고 만고상청 하리라

- 이 황 (李滉) -

萬古常靑 하리라 : 학문으로 덕을 닦아 청산유수와 같이 변치 말자는 뜻

 

청산리 벽계수야 수이감을 자랑마라
일도창해하면 돌아오기 어려워라
명월이 만공산하니 쉬어 간들 어떠리

- 허(청구영언에) -

청산리벽계수 : 깊은 산속에 흐르는 물
"碧溪守"라는 황진이의 애인을 重義한 것이라고도 함
명월이 만공산 : 그의 미모와 명성을 은근히 과시함

 

청산도 절로절로 녹수도 절로절로
산 절로절로 수 절로절로
산수간에 나도 절로절로
그 중에 절로 자란 몸이 늙기도 절로절로

- 송 시 열 -

 

금단이 웅호하고 황각이 존중한들
공업이 소조하여 부귀만 할량이면
차라리 청산녹수에 일민이나 되오리다

金壇 雄豪: 신선이 사는 곳, 화려한 집
黃閣 : 재상이 사는 집
尊重, 功業
蕭條 : 쓸쓸함
逸民 : 숨어사는 사람

 

심심은 하다마는 일없을손 마이로다
답답은 하다마는 한가할손 밤이로다
아이야 일찍 자다가 동트거든 일거라

- 윤 선 도 -

마이로다 : 장마
일거라 : 일어 나거라

 

백구는 편편 대동강상비오
장송은 낙락 청류벽상취라
대야동두 점점산에 석양은 비꼈는데
장성일면용용수에 일엽어정 흘러 저어
대취코 재기수파하여
금수능라로 임거래를 하리라

白鷗 片片 大同江上飛 : 백구는 훨훨 대동강 위를 날고
長松 落落 靑流壁上翠 : 긴 솔은 늘어져 청류벽 위에 푸르다
大野東頭點點山 夕陽 : 넓은 들 동쪽에 점점이 보이는 산
長城一面溶溶水 : 장성 북쪽에 넘쳐 흐르는 물
一葉漁艇 : 조그마한 고기잡이 배
흘러저어 : 물결따라 배를 저어
大醉코 載妓隨波하여 : 배에 기생을 싣고 물결따라 흐름
錦繡綾羅 : 평양의 금수산과 능라도
임去來를 하리라

 

명주 사만곡을 연잎에다 받아서
담은 듯 되는 듯 어디로 보내는가
헌사한 물방울은 흥겨워 하느냐

- 정 철 -

明珠 : 좋은 구슬, 여기서는 물방울을 뜻함
四萬斛 : 곡은 10말, 사만곡은 4만가마니
헌사한 : 야단스러운

 

구름빛이 조타하나 검기를 자로 한다
바람소리 맑다하나 그칠적이 하노매라
조코도 그칠 뉘 없기는 물뿐인가 하노라

- 윤 선 도 -

조타 : 현대어에서는 好의 뜻으로 쓰이나 고어에서는 淨의 뜻으로 쓰임, 好는 됴타

 

꽃은 무슨 일로 피면서 쉬이 지고
풀은 어이하여 푸르는듯 누르나니
아마도 변치 않을 손 바위뿐인가 하노라

- 윤 선 도 -

일시적으로 꽃과 풀은 아름답기는 하나 시절따라 변하는 소인배 처럼 미덥지가 못하다. 그러나 바위만은 언제나 그 자리에 불변하여 군자의 덕을 풍기고 있음을 말하고 있다.

 

더우면 꽃 피고 추우면 잎 지거늘
솔아 너는 어이 눈서리를 모르느냐
구천에 뿌리 곧은 줄을 그로하여 아노라

- 윤 선 도 -

九泉 : 깊은 땅밑

 

나무도 아닌것이 풀도 아닌것이
곧기는 뉘 시기며 속은 어이 비었느냐
저렇고 사시에 푸르니 그를 좋아 하노라

- 윤 선 도 -



 

내 벗이 몇인가 하니 수석과 송죽이라
동산에 달 오르니 긔 더욱 반갑고야
두어라 이 다섯밖에 또 더하여 무엇하리

- 윤 선 도 -



 

연못에 비 오는 소리 그 무엇이 놀랍관대
님보러 가던 꿈이 못보고 깨었던고
잎 우에 구슬만 담겨 눈물 듣듯 하여라

구슬 : 연잎위에 구르는 빗방울

 

.......................
비가 내린다 나는 듣는다
한방울 한방울 유리창에 부딛히는 빗방울 소리
그러면 너는 따사로히 나에게 미소를 한다

난 널 사랑해 오오 울고 있는 빗소리
너는 곧 날 떠나려 한다.............
네 두 눈에서 마치도 비는 내리고 있는듯 하다



 

오동에 듣는 빗발 무심히 듣건마는
네 시름하니 잎잎이 수성이로다
이후야 잎 넓은 나무를 심을줄이 이시랴

-김 상 용 -

愁聲 : 근심의 소리

오동은 거문고를 만드는 나무이기에 사특한 것을 금하고 인심을 바로잡는 것을 상징한다.

그러므로 군자의 사랑을 받아 왔다. 그러나 가장 계절에 민감한 나무이기도 하다. 그래서 많은 시인들이 오동으로써 悲秋를 읊었다.

"오동잎 성긴비"는 "추풍"을 몰아 왔고 군자然한 그 외양에서 낙향한 선비는 마음의 평화를 찾았다. 그리하여 오동나무는 가을의 나무로서 고요와 서글픔과 덧없음의 상징으로서 노래되었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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