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식코너/한국의 시와 시조

사랑의 대합실

오월의장미 장미 2008. 2. 24. 14:32

 

 

 

 

 

 

 

 

어젯밤 비온후에 석류꽃이 피었다
부용 당반에 수정렴 걷어 두고
눌 향한 깊은 시름을 못내 풀어 하나뇨
- 신 흠 -

芙蓉 塘畔 : 연꽃이 핀 연못가
水晶簾 : 수정을 꿰어 꾸민 주렴

 

한식 비온 밤의 봄빛이 다 퍼졌다
무정한 화류도 때를 알아 피었거든
어떻다 우리의 님은 가고 아니 오는고
- 신 흠 -

 

이리 헤고 저리 헤니 속절없는 헴만남아
업 궂은 인생이 살고저 살았는가
지금의 살아 있기는 님을 보려 함이라

業 궂은 : 업은 전세에서 지은 선악의 소행으로 인해 현세에서 받는 응보

 

은 등잔에 불 밝고 수로에 향이 진지
부용 깊은 장에 혼자 깨어 앉았으니
어떻다 헌사한 저 경점아 잠못들어 하노라

獸爐 : 짐승 모양을 조각한 향피우는 화로
芙蓉帳 : 연꽃 수 놓은 좋은 장막
更點 : 경은 오경, 점은 경을 오점으로 나눈 것

 

사랑 거짓말이 님 날 사랑 거짓말이
꿈에 뵌단 말이 긔 더욱 거짓말이
나같이 잠이 아니오면 어느 꿈에 보이리
- 김 상 용 -

여기서 님이란 임금을 칭함

 

가더니 잊은양 하여 꿈에도 아니 뵌다
설마 님이야 그 덧에 잊었으랴
내 생각 아쉬운 전차로 님의 탓을 삼노라

그 덧에 : 그동안에
전차로 : 까닭으로

 

내 언제 무신하여 님을 언제 속였관대
월침삼경에 온 뜻이 전혀 없네
추풍에 지는 잎 소리야 낸들 어이하리오
- 황 진 이 -

無信 : 신의가 없음
月沈三更 : 달없는 깊은 밤
秋風

 

창밖에 위석 버석 님이신가 일어보니
혜란계경에 낙엽이 무슨일고
어즈버 유한한 간장이 다 끊어질까 하노라

蕙蘭磎徑 : 난초가 우거진 길
혜는 란과 같은 것으로,
한가지에 한꽃이 핀것을 란이라하고 한가지에 여러꽃이 핀것을 혜라 한다
有限

 

마음이 어린 후니 하는 일이 다 어리다
만중운산에 어느 님이 오리마는
지는 잎 부는 바람에 행여 �가 하노라
- 서 경 덕 -

황진이의 『내 언제 무신하여 임을 언제 속였관대』 와 대(對)를 이루는 시로서 화담(花潭)이 그에게 글을 배우러 오는 진이를 생각하며 부른 노래라고 한다
滿中雲山

 

설월이 만창한데 바람아 부지마라
예리성 아닌 줄을 판연히 알건마는
그립고 아쉬울 적이면 행여 �가 하노라

雪月, 滿窓,
曳履聲 : 신발 끄는 소리
判然

 

나보기 좋다하고 남의 님을 매양 보랴
한 열흘 두 닷새에 여드레만 보고지고
그 달도 서른날이면 또 이틀을 보리라

 

시비에 개 짖거늘 님만 여겨 나가 보니
님은 아니 오고 명월이 만정한데
일진 추풍에 잎 지는 소리로다
저 개야 추풍 낙엽을 헛되이 짖어서
                     날 속일 줄 어제오

柴扉 : 싸립문
明月, 滿庭, 一陣, 秋風, 落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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